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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 20-08-07 19:59
아 아~ 아, 골리앗이여 한진중공업 깃발이여
 글쓴이 : 옥아비
조회 : 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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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현지


그날은 야간 근무였다. 아침에야 퇴근했고 오후 2시쯤에는 잠을 자고 있었다. 급하게 아내가 깨웠다. 텔레비전 뉴스 자막으로 어떤 이가 숨진 채 발견되었다는 소식이 전해지고 있었다. 2003년 10월17일, 금속노조 한진중공업지회 김주익 지회장의 죽음. 화면만 봤다. 그해는 노동자들의 자결과 죽음이 이어지고 있었다. 회사 식당에서 밥을 먹는 며칠 동안 근조 리본을 단 노조 간부 하나 볼 수가 없었다. 민주노총은 총파업 결의를 포함한 투쟁을 준비하면서 각 기업 노조의 의견을 듣는 중이었다. 쌍용차 또한 입장을 내야 했고 대의원들의 의견이 절대적인 상황이었다. 주·야간 대의원들을 만나 설득에 나섰다. 입사 초년인 나를 아는 사람도 없었지만 무턱대고 잡고서 얘기를 했다. 당시 왜 그리 절박하게 호소하고 현장을 뛰어다녔는지 기억나지 않지만, 그래야만 할 것 같았다.

2014~2015년에 올랐던 겨울 굴뚝은 차가웠지만 푸근했다. 가로로 눕히면 쌍용차에서 일하는 현장 동료들과 70m 거리가 되기 때문이었다. 2009년 해고된 이후 가장 가까운 거리에 있다고 생각하자 설움만 흘러넘쳤다. 증오와 미움도 하얀 굴뚝 연기처럼 사라지고 옅어졌다. 수많은 고공 농성자들의 마음을 알 것 같았다. 닿을 것 같은 거리감에 아찔한 순간도 많았다. 외견상 사고 없이 내려왔지만 올랐던 문과는 다른 문으로 내려와 버렸다. 흔들림이 덜한 굴뚝에서의 짧은 고공 농성이 이 정도면 온종일 빙빙 도는 크레인 농성은 어떨지, 짐작하기 어려웠다. 그것도 김주익 지회장이 자결한 85호 크레인 위에서는 말이다. 2011년 한진중공업 정리해고에 반대하며 309일 동안 크레인 위에서 고공 농성을 벌인 그 김진숙 지도위원이 정년인 올해 복직을 목표로 다시 공장 정문 앞에 섰다.

지난 6월 중순, 기자회견 소식을 들었다. 정년 전에 복직하겠다는 기자회견이었다. 당사자는 한진중공업에서 가장 오래된 해고자 김진숙 민주노총 부산본부 지도위원. 올해가 육십이니 정년이다. 올해라고는 하지만 이제 반도 채 남지 않은 시간. 최초의 여성 용접공보다는 추도사를 쓰는 사람으로 먼저 알려진 사람. 수많은 추도사와 동료들의 이어진 죽음. 2003년 김주익 지회장의 죽음 이후 그는 보일러를 켜지 않고 냉골에서만 생활했다. 지난 시간을 ‘모질다’고 할 때면 가장 어울리는 사람이 아닐까. 아프지 않다는 게 더 이상할 정도로 아픈 시간이었다. 그래서일까. 김진숙 지도위원은 현재 항암 치료 중이다. 말라 보이지만 부기도 약간 느껴지는 모습에서 예전의 강단 있고 카랑카랑하던 모습을 좀처럼 찾기 어렵다. 하얗게 세어버린 머리카락에 선한 웃음은 여전한 것 같은데, 김진숙 지도위원은 복직할 수 있을까.

모질게도 냉골에서만 살았다



한진 일가는 대한민국 재벌의 민낯을 가감 없이 보였다. ‘땅콩 회항’으로 유명세를 치렀지만 그 속내는 더 가관이었다. 재벌의 아내는 ‘갑질 폭언·폭행’으로 집행유예를 받았고, 자식들은 재산 분쟁으로 또다시 언론 지면을 차지한다. 이런 소식을 들을 때마다 화도 나지만 허무하다. 바뀌지 않는 현실 때문이다. 그러나 이제는 조금이라도 변하고 있다는 것을 느끼고 싶고 확인해야겠다. 한 사람의 인생을 통째로 갈아 넣은 지난 40년의 투쟁에 응답하길 원한다. 왜 매일 결과 없는 과정만 반복되는가. 그 종지부를 찍었으면 좋겠다. 김진숙 지도위원의 복직 투쟁은 매주 아침 6시30분 출근 선전전으로 시작한다. 그러나 몸이 좋지 않은 김 지도위원은 매주 화요일과 목요일만 나선다. 2011년 김진숙 지도위원을 응원하고 함께했던 희망버스가 이제 10년을 맞았다.

“저는 이 싸움이 제 인생의 마지막 싸움이었으면 좋겠어요. 복직해서 월급도 받고, 환갑날은 환갑잔치도 하고 그렇게 살고 싶어요. 노동운동, 여성운동 하는 동지들과 만나면 뜨거운 국밥 한 그릇 사 먹고요.” 김진숙 지도위원이 정년 전에 꼭 복직하길 바란다.

이창근(쌍용자동차 노동자) editor@sisai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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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IT 비중 높은 韓·대만·나스닥 가파른 상승세
- ‘2분기 실적 바닥론’ 기우로…절반 이상 부합
- 경기민감주 단기 반짝, 투자 메리트는 성장주

[이데일리 김윤지 기자] 코스피와 코스닥지수가 연일 연중 최고기록을 갈아치우고 있다.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이전 수준은 진작에 회복했고 지난 2018년 기록한 전고점까지도 경신하는 모습이다.

코로나19로 인한 실물경제 타격은 아직 회복전인데 이처럼 증시가 고공비행하는 것은 결국 유동성의 힘이다. 적극적인 통화·재정 정책으로 인해 시중에 풀린 돈들이 증시로 몰려들고 있다는 분석이다. 특히 달러 약세에 신흥국, 그중에서 IT 섹터 비중이 높은 대만과 한국의 상승세가 돋보인다. 덕분에 반등장에서 소외됐던 경기 민감주까지 유동성의 힘으로 회복되고 있다. 시장 스타일에 변화가 오는 것은 아닌지, 새로운 주도주는 무엇인지에 대한 투자자들의 관심이 뜨겁다.

[그래픽=이데일리 문승용 기자]
◇ 유독 오른 韓증시, 펀더멘탈도 “바닥 아냐”

6일 마켓포인트에 따르면 이날 코스피 지수는 전거래일 대비 30.75포인트(1.33%) 오른 2342.61에 마감했다. 연 최고점을 경신한 데 이어 종가 기준 2018년 9월 29일(2343.07)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 코스닥 역시 6.84포인트(0.81%) 오른 854.12에 마감해 2018년 6월 25일(866.22) 이후 최고점을 찍었다.

한국 증시의 상승세는 단연 돋보인다. 지난해 연말 대비 8월 5일 기준 코스피는 5.20%, 코스닥은 26.49% 상승했다. 미국 다우지수는 같은 기간 -4.68%로 뒷걸음질쳤고, 일본 니케이225와 홍콩 항셍지수도 각각 -4.83%, -10.95%로 작년 말 수준에 아직 한참 못 미친다. 대만 가권지수와 기술주 중심의 미국 나스닥 지수가 각각 6.71%, 22.58% 상승해 국내 코스피, 코스닥 상승세와 비슷한 수준을 보여주고 있다.

국내 증시에서 지난 3월부터 ‘동학개미’로 불리는 개인의 수급은 여전하다. 신용거래융자 잔액이 사상 최고치인 14조원대에 머무는 등 빚을 내 주식을 사는 투자자도 늘어났다. 주식 매수를 위한 대기 자금인 투자자 예탁금은 50조원에 달한다. 지난달 말부터는 달러 약세로 인해 외국인도 순매수 움직임을 보여주고 있다. 지난달 28일 1조3113억원을 사들이는가 하면 그 이후에도 삼성전자(005930) LG화학(051910) 삼성SDI(006400) 등 대형주를 중심으로 매수세를 이어오고 있다.

밸류에이션 부담이란 지적도 있지만 2분기 실적을 살펴보면 펀더멘털도 우려할 수준은 아니었다. 코로나19 여파로 올해 2분기 상장사들의 실적이 ‘바닥’일 것이란 전망도 압도적이었으나 기우였다. 금융정보 제공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올해 2분기 실적을 발표한 기업 111사 가운데 절반 이상인 64사가 시장 전망치(증권사 3곳 이상)에 부합하거나 그보다 나은 이익을 냈다. 이 중 영업이익이 시장 전망치를 10% 이상 넘어서는 ‘어닝서프라이즈’를 기록한 기업도 46사였다. 비대면 대장주인 NAVER(035420)카카오(035720)는 물론 증권사, 2차 전지 업체 등도 좋은 성적을 냈다. 코로나19 확산으로 타격을 입은 기업의 피해 규모보다 산업 패러다임 변화 속 기회를 찾은 기업들의 이익 성장이 더 컸다는 의미로도 해석할 수 있다.

◇ 코로나가 바꾼 패러다임, 그래도 성장주

그동안 상승장을 이끈 것은 코로나19로 주목 받은 바이오·제약과 IT S/W, 필수소비재였다. 코스닥 시가총액 40위 밖이었던 진단키트 업체 씨젠(096530)은 코로나19를 계기로 시총 2위로 올라왔고, NAVER와 카카오는 연일 52주 신고가를 경신하고 있다. 오히려 삼성전자(005930) 등 대형주들이 상대적으로 미진한 회복세를 보여줬다.

최근 주요국의 경제지표가 회복세를 보이면서 자동차, 비철금속, 기계, 화학, 철강 등 경기민감 섹터의 상대적 강세도 주목 받고 있다. 이예신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미국 내구재 소비가 예상 보다 빠르게 살아나면서 비대면 환경 도래에 따른 IT 기기 및 자동차 수요가 일부분 확대됐다”면서 “IT, 자동차 수출 증가로 실적에 대한 기대가 높아지고는 있으나 코로나19 재확산으로 모멘텀이 다시 약화될 가능성이 있고 업종 내에서도 특정 종목 쏠림 심화는 경계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증권가는 단기적으로 정책 기대감, 저렴한 가격, 경제 활동 기대감으로 경기 민감주에 대한 관심은 높아질 수 있으나 중장기적으로는 IT S/W, 헬스케어, 반도체 등 기존 주도주의 강세가 지속될 것이라 내다봤다. 당분간 이어질 풍부한 유동성과 점진적인 경제 회복 국면 등이 이유였다.

이진우 메리츠증권 연구원은 현재 미국 증시를 주도하는 빅테크를 예로 들었다. 이 연구원은 “테슬라와 아마존은 실적 발표 이후 변화를 포함해 최근 1개월 간 향후 12개월 예상 실적이 각각 64.5%, 30.7% 상향 조정됐다”면서 “정도의 차이가 있을 뿐 시장의 눈높이를 한 단계 높이는 등 주도주의 선전 가능성을 높게 본다”고 말했다.

이재윤 SK증권 연구원은 “개인투자자들의 주식시장 유입은 시장 발전에 긍정적이나 주식 시장이 과열됐을 때 더욱 투자에 신중해야 한다”면서 “기존 주도주의 3분기 순이익 추정치는 지난 두달 간 오히려 상향 조정되는 등 투자 장점이 여전히 높다”고 말했다.

김윤지 (jay3@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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